예비창업자들이 외식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나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앞으로 운영할 업소에 식자재를 필두로 다양한 물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게 될 공급거래처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경험도 없는 창업초보인데 그런 업체들 중 어느 업체가 제품이나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좋은 업체인지 선별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예비창업자들은 영업삼아 찾아오는 업체들 중 한 곳을 선택하거나 주변의 경험자들에게 조언을 구해 공급업체를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결정된 업체를 막상 창업을 한 이후에 본인의 운영노하우가 많이 쌓이게 되면 거래처를 교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왜 여태 잘 거래해왔던 공급라인을 노하우가 쌓인 후에는 이미 형성된 인간관계의 틀을 외면해가며 거래처를 바꾸게 될까?

 가장 큰 이유는 예비창업자는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거래처 라인업을 미리 완성해야 한다는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거래처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창업전에는 그다지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거래를 청하며 찾아오는 관련업계 영업사원들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 선택하거나 주변의 소개 정도로 들어오는 거래처를 부랴부랴 선택해서 창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최적의 가격경쟁력을 갖추었는지 공급받는 물건의 품질이 최상급인지를 미처 검증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래서 막상 영업을 시작한 이후에 물밀듯이 다가오는 많은 영업사원들의 다양한 가격제시와 제품경쟁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거래처를 바꾸고 싶은 갈등이 생기게 된다. 특히 식자재 사입원가는 수익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기에 원가절감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끊임없이 안고 살아가는 외식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실리를 선택하는 것이 어찌보면 인간적인 선택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격경쟁력만을 추구하다보면 제품의 질은 필연적으로 떨어지게 되고 제품의 경쟁력만 추구하다보면 수익률이 낮아지는 미묘한 상황에 놓인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거래처는 좋은 제품을 최저가로 공급해주는 업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게 쉽지 않기에 거래처를 선정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제품이 동일하고 가격비교가 한눈에 잡히는 공산품류는 유통기간만 잘 체크하고 가격경쟁력을 가진 최적의 파트너를 거래처로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신선도나 등급 또는 품질이 생명인 야채나 원육,해산물 등은 가격보다는 품질에 우선 신경을 쓰고 그 다음에 가격을 검토해야 한다. 물론 물류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미 선택하여 지속적인 거래가 진행중인 업체일지라도 수시로 시장의 가격변동 상황을 체크하여 해당 거래처에 가격인하를 요청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